<Local to Local Ⅲ- 유쾌한 간극> 展

<Local to Local Ⅲ- 유쾌한 간극> 展 - 권영성


지도는 지구 표면의 일부나 전부를 축소해서 평면에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지표상에 있는 모든 정보를 담을 수 없어 중요도에 따라 기호화된다. 시각적으로 우리가 접하게 되는 최종적인 것은 간결한 형식이지만 사실, 복잡한 구조가 축약되고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권영성, 그 역시 이러한 지도처럼 얽혀있는 유기적인 정보들을 단순화, 시각화, 이미지화하여가며 이를 간결하고 명료한 외부 표면에 함축시키려 한다.


파리채반도_부분확대

하지만 권영성의 기호적 이미지에 담겨있는 정보란 흔히 우리가 지도에서 보는 보편적이고 거대한, 그리고 목적성이 뚜렷한 것은 아니다. 지극히 작가 주관적이며 사적인 서사이다. 특정 사물과 관련된 작가의 경험과 성향이 반영된 그만의 언어 코드로써 새롭게 써진 지도이다. 지도에서처럼 필수불가결한 요소만을 선별하여 기호화하지만 그것들의 선정 기준은 순전히 작가의 몫이다. 때로는 <파리채반도>에서와 같이 감정적인 개입마저 허용한다.


고도로 응집된 언어-예술적 기호로 사물을 읽는 재미를 주어 주목을 받던 그가 이번 신작 <색채인체해부도>에서는 정보의 서사보다는 시각적 구조를 드러내는데 그 중요도의 무게를 옮겨 실었다. 주제나 소재에 있어 아이디어적인 혹은 개념적인 부분보다는 회화의 조형적 요소의 미적 쾌감, 황홀함을 더 즐기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발언이다. 그가 심취해 있는 조형적 기교는 바로 복잡함이 내포된 간결한 외부 표면이다. 회화적 구조 자체에 시각적으로 매료된 그가 지도에서 해부도로 전향하며 아이디어적인 부분보다는 미술의 기본적 요소들에 초점을 맞추어, 해부도라는 모티브를 단순히 구조적인 형식으로 집중하여 그만의 구조로 재해석시켰다. 기존 지도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구조와 당연하고 식상하게 다가올 수 있는 도(圖)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보편이 아닌 특수한 지도를 탄생시킨다.


머리, 척추, 손, 발의 뼈 골격은 특수한 문양처럼 간결화 되고, 혈관과 근육은 체계적으로 정렬되고 분류되는 대신에 분출하는 듯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화려한 모양새로 나타난다. 먼발치에서는 기능하기 위해 간결하게 체계화된 그림 같아 보이지만 한 발짝 다가서면 오히려 다양한 인체의 기호들로 혼란스러움이 가중된다. 지도 시리즈에서보다 시각적 착란 현상을 더 즐기며 본래의 정보를 해체하고 물질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여 회화의 특성을 살려 해부도를 완성한다.


과학의 도시라 일컬어지는 대전, 그리고 그 중 연구단지에 거주하며 받은 특색있는 가정환경, 남자아이였던 그 역시 어렸을 적 가지고 놀던 로봇, 커서도 한동안 놓지 못했던 프라모델, 이러한 요소들의 무의식적 혼합이‘분석’하고‘분류’하는 예술이 기능하게 만들었으며 지도와 해부도란 모티브가 매체에 농염하게 녹아들게 만들었다. 얽혀있는 요소들을 시각적으로 간결하게 분석, 분류하여 유기적인 요소들이 내포, 함축된 구조. 이것에서 보여지는 간결함과 담겨있는 복잡함 사이의 간극은 짜릿하다. 또한 차용된 모티브와 그의 작업간의 간극 또한 흥미롭다. 실생활에 쓰이는 지도와 해부도에서 볼 수 있는 합목적성이 그의 지도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그는 그런 착란 현상으로 인한 집중을 유도하며 그만의 시각적 언어를 펼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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