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성의 근작, 자신의 작업세계를 찾아가기 위한 지도
권영성은 근래 몇 해 동안 그러한 지도를 그리는 작업을 해왔다. 한데, 초기 몇 점의 작품을 제외한 그의 지도는 모두 실재하는 땅의 지도가 아니라, 주변의 익숙한 사물을 소재로 만든 가상의 지도이다. 파리채, 피자, 오렌지, 담배 등의 사물, 그리고 손이나 눈과 같은 신체의 일부 등이 그것이다. 소재의 형상을 적절히 유지하면서, 육지와 바다, 산과 강 같은 지형은 물론이고 도로, 교량, 시가지와 같은 인공 구조물들을 꼼꼼하고 세밀하게 그려 넣어 마치 한 장의 실제 지도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드는 화면을 만들어낸다. 거기에, 지도에서 볼 수 있는 지명처럼, 사용한 소재와 관련된 단어들을 세밀하게 붙임으로써 지도의 느낌을 강화하여 놓았다. 실제 지도를 화면에 재현하는 것에서 시작된 이러한 그의 작업은, 매우 독특한 발상일 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큰 흡인력을 지녔다고 할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일상적인 소재들을 지도라는 특이한 형식으로 해석하고 형상화